염소를 만날 수 있는 서울근교 초보 등산코스, 팔당 예봉산 추천합니다
예봉산은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역 부근에 위치한 산입니다. 높이는 683m로 높지 않고, 산행 중 길을 잘 잡으면 염소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지난해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지, 길을 잘 탔던 건지 두 번 산행 모두 염소를 만나고 왔어요. 특별한 경험에 저도, 아이들도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모릅니다. 예봉산 산행 이후 주말 산행 계획을 세울 때면 아이들이 종종 염소 산에 가자고 합니다.
저희가 다녀온 코스가 예봉산 등산코스 중 비교적 짧은 거리입니다. 저희처럼 등산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산행 중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라 예봉산은 한 번쯤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로 예봉산은 운길산과 이어져 있어 등산 경험이 많으신 분들은 예봉산 - 운길산 종주코스를 많이 다녀오신다고 합니다. 운길산도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다녀온 적이 있는데, 산세가 정말 멋있어서 나중에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 초보도 다녀올 수 있는 예봉산 등산코스를 소개할게요.
초보 등린이도 염소를 만날 수 있는 최단 코스 : 팔당역 ~ 등산로입구 ~ 정상석 ~ 원점회귀
예봉산에 가실 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지하철 경의중앙선 팔당역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저희는 차를 가지고 이동했는데, 주차는 팔당역 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주차비가 무료이지만, 주차 공간이 넉넉하진 않더라고요. 주말 같은 때에는 조금만 늦으면 만차라 주차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에는 팔당역 옆쪽으로 작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이곳 역시 요금은 받지 않아 종일 무료로 주차 가능합니다만, 이쪽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자리가 없어서 예봉산 가실 때에는 일찌감치 산행을 시작하시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주차를 하고, 예봉산 방향을 가리키는 푯말을 따라 걷다 보면 굴다리가 나옵니다. 굴다리를 지나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등산로 입구가 나옵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예봉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약 1.43km로 길지 않습니다. 정상까지 1시간 정도면 올라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단 코스이고 높은 산은 아니긴 하지만 길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경사가 시작되는데, 평지나 내리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등산로가 산속에 폭 파묻혀 있어서 경치를 보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조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힘들어해서 15분마다 쉬며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길이 험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경사가 이어지고, 돌과 바위가 많은 길이라 안전을 위해 등산화는 꼭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스틱을 지참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조금 힘들긴 하지만, 예봉산 등산을 추천하는 이유는 산 중턱 정도에 이르면 만날 수 있는 예봉산 명물, 염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에 이르기 전 중턱에 넓은 평지가 나오고, 평상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예봉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쉬어가며 간식을 먹기 좋은 곳인데, 그곳에 흑염소가 자주 출몰합니다. 그것도 두 마리나요. 두 번 산행 모두 그곳에서 염소를 봤습니다.
흑염소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튼실해서 처음 봤을 때에는 조금 겁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근데 염소들이 친화력이 매우 좋습니다. 사람 손을 타기도 했고, 등산객들이 주는 간식을 얻어먹고 다녀서 그런지 등산객을 보면 선뜻 다가옵니다. 덩치 큰 강아지 느낌이랄까요. 간식을 주는지, 안 주는지 눈치를 살살 살피며 근처를 맴도는데,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신기한 마음에 저희도 가지고 온 사과를 던져줬습니다. 그랬더니 코앞까지 다가오기도 하고, 저희가 정상으로 떠날 때까지 근처를 기웃대더라고요. 정말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염소를 만나고 다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올라왔던 길보다 경사가 더 가파릅니다. 역시나 평지는 없고요. 그래도 꼭대기에 갈수록 길 따라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정상까지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1시간~1시간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쉽지 않지만, 어렵지는 않은 예봉산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팔당교와 한강이 보이고, 검단산, 운길산 등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예봉산에서 보는 한강 경치는 다른 곳에 비할 바 못하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경치가 그렇게 막 멋있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기대를 한 탓이어서 그럴지도 몰라요. 두 번의 산행 모두 겨울에 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요즘 같은 때에 예봉산에 가면 진달래 군락지를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정상부에 막걸리와 아이스크림, 음료를 파는 노점이 있어서 거기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원점으로 되짚어 하산했습니다. 내려가는 길도 끝없이 내리막길이니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 가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예봉산 하산 후에는 팔당역 부근으로 맛집이 즐비해 그냥 집에 돌아오기 아쉬울 정도랍니다. 예봉산 등산을 계획 중이라면 하산 후 팔당 맛집에 들러 하루 마무리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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