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여행코스 추천 - 1박2일 가족여행
1. 설악산 1박 2일 가족 여행을 계획한 결정적 이유
저희 집은 꼬마 둘이 있다 보니 아직까지 4시간 이상 이동이 필요한 장거리 여행은 무리가 있습니다. 두 아이 모두 굉장히 역동적인 스타일이라 차에서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거든요. 노래를 부르고, 끝말잇기를 하며 잘 놀다가도 1시간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지루함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어린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는 일만큼 힘든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좋자고 가는 여행인데, 이동하는 길부터 진을 빼고 싶지 않아 여행지를 선정할 때에는 가급적 2~3시간 안쪽으로 이동 가능한 곳을 선택합니다. 이번 가족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영월, 제천, 하동 등 여러 여행지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SNS에 올라오는 단풍 명소들이 하나같이 다 멋있었지만, 가을 하면 설악산, 설악산 하면 가을이니까! 강원도로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설악산 오색약수 주차장까지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물론 새벽 출발 기준입니다. 주말 같은 때에는 내비게이션 검색해 보면 4~5시간 걸리는 적도 있더라고요. 올해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하던 때에 주말 당일치기로 설악산에 다녀오려고 했던 적이 있는데, 멋 모르고 출발했다가 서울에서만 2시간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습니다. 단풍 시즌에 설악산 여행을 계획하셨다면 이른 새벽 또는 늦은 밤 시간에 출발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2. 설악산 가족 여행, 1박 2일 코스 추천 및 여행 Tip
이번 설악산 가족 여행은 1박 2일, 아주 심플한 코스였습니다.
- 1일 차: 설악산 만경대 - 물치해수욕장 - 속초중앙시장 - 대포항 - 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
- 2일 차: 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 - 금강산 화암사 - 솔밭가든막국수 - 미시령 - 집으로
일정 내에 설악산 등산이 있어서 나머지 일정은 잘 먹고, 푹 쉬는 일정으로 계획했습니다. 설악산은 만경대 코스로 올랐는데, 만경대는 현재 예약이 불가능한 코스라 해당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1) 설악산 → 물치항해변(물치해수욕장, 물치항, 송이버섯 등대)
설악산 등산 후, 속초중앙시장으로 가는 길에 물치항해변에 들러 가을 바다를 구경했습니다. 여행 당일 날씨가 맑고 포근한 편인데다가 바람도 좋아 서핑하시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물치해수욕장 바로 옆에는 물치항이 자리하고 있는데, 특이한 등대를 하나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송이버섯 등대'입니다. 강원도 지역 특산물인 송이버섯을 형상화 해놓았다고 하는데, 일반 등대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는 모양새라 인상 깊었습니다. 물치항 근처 도로변에서도 송이버섯 등대를 볼 수 있으니 여러분도 한 번 찾아보세요!
2) 물치항해변 → 속초중앙시장(닭강정, 씨앗호떡 등 간식 먹방 및 젓갈 구입)
물치해수욕장에서 한참 놀고 난 후, 속초중앙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속초 여행하면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곳이라 그런지, 평일인데도 주차장이 꽉 차 있었습니다. 시장 초입에 들어서면 그 유명한 만석닭강정이 자리 잡고 있는데,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가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일부 닭강정 메뉴는 품절 상태였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보통맛 순살 닭강정을 구입하고, 시장 안쪽으로 들어갔어요. 안쪽으로 들어가니까 만석 닭강정 가게가 또 있어서 약간 허탈하긴 했지만, 맛은 있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닿는다면 매운맛 닭강정도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속초중앙시장에서 아이들 밥반찬 할 젓갈 몇 종류와 찹쌀로 만든 전통 수제 강정을 사고 돌아 나오는 길에 '남포동 씨앗호떡' 집에서 호떡 하나씩 사 먹었습니다. 미리 해놓지 않고, 그때그때 주문을 받는 터라 통상 5~6분 정도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씨앗호떡집 사장님도 '느긋하게 기다려주시면 맛있는 호떡을 대접하겠다'라는 요지의 안내문을 붙여 두셨더라고요. 기다린 보람이 있었냐고요? 설탕 단맛보다는 견과류가 듬뿍 들어가 있어서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취향! 구미가 계속 당길 정도의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속초중앙시장에 가신다면 한 번쯤 맛보면 좋을 호떡이었습니다.
3) 속초중앙시장 → 대포항(5인 가족 회 구입) →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이번 여행지의 숙소인 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로 가기 전, 대포항에 들러 다섯 식구 먹을 회를 떴습니다. 보통 동명항으로 많이 가시는 것 같던데, 저희는 남편이랑 연애하던 시절부터 대포항을 찾고 있습니다. 대포항 초입에서 왕새우 튀김 한 봉지 사들고 먹으면서 다니는 게 그냥 별 이유 없이 좋더라고요. 아쉬웠던 건, 10년 전만 해도 대포항 노포에서 파는 새우튀김은 리얼 사장님 손맛으로 튀겨내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모든 가게가 똑같이 납품을 받아 튀김을 판매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예전 맛이 영 나지 않아서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튀김 이야기는 이제 접어 두고, 이날 회는 무늬오징어, 부시리, 광어, 우럭으로 5만 원어치 구입했습니다. 횟집 사장님이 올해는 무늬오징어가 참 많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맛이 워낙 달고 좋아서 손님들한테 강력 추천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딱이었습니다. 달고 쫀득한 게 아이들도 맛있다고 정말 잘 먹었어요. 속초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그리고 회를 좋아하신다면 무늬오징어 꼭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이 가장 맛있는 때라고 해요.
4)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 금강산 화암사(리조트 내부 산책로 이용)
리조트 이야기는 별도 포스팅을 통해 상세 후기를 남겨 보려고 합니다. 금강산 화암사는 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와 연결된 산책로를 통해 도보로 다녀왔습니다. 왕복 2시간 코스였는데, 땀이 제법 흐를 정도로 운동이 되는 산책길이었습니다. 혹시 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에서 화암사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둘러볼 계획이 있으시다면, 생수 한 병 정도 챙겨서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가볍게 생각하고 나갔다가 헉헉댔답니다. 화암사에 다행히 약수가 있어서 목을 축이긴 했지만, 생수 지참 필수입니다. 화암사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설악산에 있는 사찰 중 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금강산 자락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최북단 미륵 도량이라고 합니다. 금강산 화암사에 도착하면, 사찰 입구 쪽에 수바위가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수바위 경치는 경내 찻집인 란야원에서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니, 란야원에 들러 대추탕 한 잔하시면서 힐링하고 오세요. 십전대보탕보다는 대추탕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대웅전을 중심으로 사찰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우측으로 미륵전 가는 오르막길이 있습니다. 약간 가파르긴 하지만, 꼭대기에 오르면 동해바다 풍경이 펼쳐집니다. 날씨가 좋으면 울산바위가 보이기도 한다는데, 저희는 흐린 날씨 탓에 울산바위까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속초 낙산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난 사찰이니 금강산 화암사도 꼭 둘러보시면 좋겠습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 안에서 설악산을 중심으로 속초, 고성을 오가며 보고, 놀고, 먹고, 쉬는 가족 여행 코스였습니다. 부디 작은 도움이라도 되셨길 바라며, 즐거운 여행길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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