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등산러도 재미있게 다녀올 수 있는 서울근교 산행추천
겨울이 지나고,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아이와 함께 다녀올 수 있는 산행 코스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감기보다 더 흔한게 코로나라는 말이 돌 정도로 코로나 확진이 흔해지고, 위드코로나 시대로 서서히 전환되면서 일상생활이 회복되고는 있지만, 11세 미만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코로나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여전히 실내 활동에 주의 기울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먼저도 그렇구요.
저는 등산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등산을 선택했고,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등산 얘기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나 그리고 우리 가족과 맞는 야외 활동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은 요즘입니다. 제 주변에는 굳이 등산이 아니더라도 캠핑 장비를 마련해서 주말이면 가족들 다 데리고 캠핑 다니시는 분도 많더라고요. 만약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야외 활동이 등산이라고 결정 지어졌다면, 저의 리뷰들이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등산을 다닌 지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작년에는 워밍업처럼 2-3주 간격으로 용마산, 배봉산, 북한산 둘레길, 도봉산 둘레길 등 완만한 코스 중심으로 등산을 다녔다면, 올 초부터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인왕산, 청계산 등 산세가 멋진 서울 등산 코스는 아이들과 거의 모두 섭렵하고, 파주 감악산, 팔당 예봉산, 강원도 설악산 등도 다녀왔습니다. 물론 설악산의 경우 대청봉까지 다녀온 건 절대 아니고, 만경대 개방 기간에 오색 약수를 시작으로 만경대까지만 다녀왔습니다. 이 중 일부는 리뷰를 올려두었으니 초보 등산 코스를 찾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등산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아이들의 에너지가 실내 활동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다. 둘째, 자연을 벗 삼아 시간을 보내고 오면 스트레스가 싹 풀린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저의 등산 메이트인 아이들도 공감한 내용입니다. 산에 가면 올라가는 첫 15분은 여전히 좀 힘들어하지만, 체력은 물론 지구력이 참 많이 늘었습니다. 등산을 시작하는 시기에는 산 중턱까지 밖에 못 가고 돌아오기 십상이었는데, 요즘은 정상을 반드시 가서 컵라면을 하나 먹고 내려와야 산행이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성취감도 제법 느끼고 있는 것 같고요. 아이들과 함께 다녔던 산 중 비교적 쉽게 다녀왔던 곳, 그리고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 했던 산행지를 추천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가족은 등산을 계획할 때에 가급적 계단이 적은 코스를 선택합니다. 처음 등산을 시작할 때에는 계단 코스가 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길만 골라 다녔는데,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다보면 아이들이 등산에 재미를 못느낍니다. 지루해하고, 오히려 더 힘들어하더라구요. 청계산이 그랬습니다.
청계산은 등산로 초입부터 정상부에 이르기까지 계단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높이가 낮은 산이고, 남녀노소 쉽게 오를 수 있어 인기가 좋은 산이라지만 정상까지 가는 데에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했습니다. 저희 아이들 말로는 차라리 북한산을 두 번 가는 게 덜 힘들겠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그러진 못하겠지만, 청계산을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느껴지시죠? 지금부터 추천드리는 등산지는 계단길이 비교적 적고, 저희 아이들이 또 가자고 노래를 부르는 산행지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기도 해요.
1) 친화력 슈퍼갑 흑염소 만날 수 있는 <팔당 예봉산>
경기도 남양주 팔당에 위치한 예봉산은 높이 683m로 비교적 정상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등산지입니다. 경사가 급한 편이라 힘은 들지만, 이곳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팔당역을 기점으로 정상에 올라가다 보면 이곳에서 굉장히 특이한 광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예봉산 정상 부근에 흑염소 두 마리가 돌아다니거든요.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다는 다른 등산객의 리뷰를 봤는데, 저희는 예봉산에 갔던 두 번 모두 흑염소를 봤습니다.
정상에 이르기 전 쉬어갈 수 있는 데크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앉아 간식을 먹고 있는데 흑염소 두 마리가 불쑥 나타나 주변을 기웃댔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 손을 많이 탄 염소들이라 간식 얻어먹으려고 기다리는 거더라고요. 과일 조금 떼어 주니 근처까지 와서 받아먹고 갔습니다. 동물원에서나 볼까 말까 한 흑염소를 등산 중에 만나는 일이 얼마나 될까요? 저희 아이들은 가끔 염소 보고 싶다며 예봉산 가자고 합니다. 예봉산 정상에 오르면 양평 두물머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경치 또한 끝내주는 곳이니 채비 잘 하셔서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2) 왕복 3시간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는 <의정부 사패산>
의정부에 위치한 사패산은 높이 552m로 도봉산 포대능선과 연결되어 있는 산입니다. 결혼 전 부모님과 한창 등산을 다닐 때에는 사패산을 시작으로 도봉산까지 갔다가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코스를 길게 잡고 등산하고 싶으신 분들은 사패산에서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다녀오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할 때에는 너무 긴 코스보다는 왕복 3시간 정도가 적당하니 사패산만 다녀오시는 게 좋습니다.
사패산은 초보 등산객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정말 무난한 등산지입니다.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고, 암릉 구간을 오르는 묘미가 있는 산입니다. 사패산 암릉 구간은 경사가 완만한 편입니다. 오르기에 좋게 난간 등의 시설물도 잘 설치되어 있고요. 겁 많은 저희 아이도 재미있게 올라갔던 산이니 사패산도 아이와 함께 다녀오시면 좋을 산 중 한 곳입니다.
이 외에도 도봉산 여성봉, 파주 감악산, 서울 봉산(은평구) 등 제가 일전에 포스팅을 통해 추천한 코스 모두 아이들과 함께 다녀온 등산지들입니다.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구간으로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으니 아이들과 등산할 계획을 세우신다면 참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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