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린이도 도전 가능한 북한산 족두리봉 2시간 등산코스 추천
지난 4월 16일, 아이들을 데리고 북한산 족두리봉 코스에 다녀왔습니다. 오후 일정이 있어서 왕복 2시간 정도 가볍게 등산할 수 있는 코스로 잡고 다녀왔는데, 북한산 족두리봉으로 가는 길 곳곳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서 꽃 구경도 야무지게 하고 왔습니다. 이번 주 북한산 산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족두리봉에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아 저희 가족이 다녀온 코스를 소개합니다.
추천코스: 불광역 ~ 족두리봉 ~ 구기터널
북한산 족두리봉은 지하철 3호선 불광역에서 시작됩니다. 북한산 둘레길 8코스, 구름정원길이 이어지는 쪽으로 가도 되지만, 족두리봉까지 조금 돌아가는 코스라 불광역 9번 출구 쪽에서 이동하시는 게 수월합니다. 다만, 초행길이라면 길을 찾기가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희도 처음 족두리봉 가는 날에 길을 한참 헤맸어요. 다행히 북한산에 가시던 아저씨가 길을 안내해 주셔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답니다.
북한산 9번 출구를 따라 이어진 길로 쭉 직진하다 보면 횡단보도가 나옵니다. 롯데캐슬 방면(좌측)으로 길을 건너 다시 쭉 직진합니다. 참고로 롯데캐슬 부근에 산에 오르기 전 마지막 편의점(CU편의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등산 간식을 구매하곤 합니다. 각설하고, 롯데캐슬을 지나면 신우아파트를 앞에 두고 작은 건널목이 하나 나옵니다. 건너지 마시고, 언덕길을 조금 따라 올라가면 어린이집이 나옵니다.
어린이집 골목길을 지나면 우측으로 다시 언덕길이 나오는데, 길 따라 조금 올라가면 남해그린힐 아파트를 지나 삼환그린파크 빌라가 나옵니다. 빌라 사잇길 골목으로 알록달록 그림이 그려진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족두리봉으로 오를 수 있는 산길로 이어집니다. 초반은 계단과 바위길이 짧게 이어지는데, 여기는 약간 워밍업 구간이고 족두리봉 푯말이 나오면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족두리봉까지의 거리는 0.8km입니다. 거리는 짧지만, 초반부 계단&돌길을 지나고 나면 가파른 암릉길이 족두리봉 정상부까지 쭉 이어지기 때문에 만만하게 볼 코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첫 북한산 등산을 족두리봉 코스로 시작했는데,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힘은 들지만, 암벽을 타고 오를 수 있는 초보 코스이기 때문에 족두리봉까지 오르면 성취감이 들더라고요.
초반 암릉 구간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편이고, 중간중간 시티뷰를 감상하기에 좋은 스팟들이 있습니다. 미세먼지 없고, 화창한 날 족두리봉 코스에 오르면 탁 트인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뷰가 워낙 좋아서 족두리봉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자리 깔고 간식 드시는 분들도 제법 있습니다:)
코스 중반부터 나오는 암릉 구간은 경사가 제법 심합니다. 등산 경험이 많지 않은 등린이라면 아찔함에 조금 겁날 수 있지만, 바위 자체가 전혀 미끄럽지 않고, 위험한 구간은 없어서 자신감을 갖고 올라가셔도 됩니다. 다른 등산객들이 올라가는 길을 쫓아 천천히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족두리봉에 다다르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이 코스가 살짝 무섭긴 해도, 오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저희 아이들도 참 좋아하는 코스입니다!
족두리봉 정상부에 다다르면, 추락 사고 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지판이 하나 나옵니다. 주말이라 등산객도 많고, 아이들 데리고 오르기 위험할 것 같아 저희는 족두리봉 끝까지 오르진 않았지만, 족두리봉 다녀오신 분들의 후기를 보면 생각보다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다고 하니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족두리봉을 찍고, 하산은 향로봉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향로봉으로 향하는 길에도 중간에 로프를 붙잡고 내려가야 하는 암릉 구간이 있고, 경사가 제법 있는 오르막길이 이어져 체력 소모가 심할 수 있지만, 향로봉 앞 하산 지점까지 30분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습니다. 중간에 자리 펴고 도시락 먹기 좋은 넓은 바위 터도 있으니, 작은 돗자리 가지고 가셔서 도시락 드시고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도 이곳에서 컵라면과 김밥을 먹고 왔답니다. 이곳에서 간식, 도시락 드시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향로봉으로 향하기 전, 갈림길을 표시하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구기터널지킴터'로 내려오시면 불광역으로 갈 수 있는 구기터널입구로 이어집니다.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면 불광공원지킴터인데, 구기터널지킴터로 하산하는 코스가 그쪽보다 훨씬 수월하다고 어떤 아저씨가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구기터널입구에서 버스 한 번 타면 집으로 올 수 있기도 해서 아저씨 말을 믿고 따라봤는데, 확실히 수월한 길이었습니다. 계단 내리막길이 쭉 이어지고, 중간중간 계곡을 낀 오솔길도 나오는데 걷기에 참 좋았습니다. 북한산 족두리봉 코스는 왕복 2시간 내외로 짧은 편이라 혹시 조금 더 산행을 하고 싶으시다면,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까지 다녀오셔도 너무 좋습니다. 작년에 이 코스로 다녀왔을 때 거의 4~5시간 정도 산행을 했던 것 같은데, 힘은 들어도 북한산 절경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코스 잘 선정하셔서 이번 주도 즐거운 산행, 안전한 산행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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