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백운대 등산코스, 초보 산린이도 도전할 수 있어요!
저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이 북한산이라 지난 여름부터 북한산 이곳저곳 참 많은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희 가족의 북한산 주 등반 코스는 불광역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삼천사 코스입니다. 암릉 구간이 있어 조금 어려운 코스이긴 하지만, 북한산은 힘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도전의 도전을 이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 다녀온 코스는 구기탐방센터, 이북오도청을 기점으로 진관사, 북한산성입구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코스가 길어서 그렇지 그다지 험한 구간은 아닙니다. 북한산이 어렵고, 험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초보 등산객들이 다니기에 좋은 코스들이 참 많습니다. 우이동, 정릉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도 있는데, 이쪽은 집이랑 거리가 멀어지는 곳들이라 아이들 데리고 가기에 엄두가 안 나 아직 도전은 안 해봤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다녀와보자 마음만 먹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북한산 등산코스는 백운대 코스입니다. 출발점은 일전에 하산길로 택했던 북한산성입구입니다. 이쪽으로는 올라가 본 적이 없고, 백운대까지 길이 험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중도 하산까지 염두에 두고 오른 길이었는데 생각보다 코스가 괜찮았습니다. 2030대 등산객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다만 이번 포스팅에서 추천드리는 코스를 오르실 때에는 등산 채비를 잘 하고 다녀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번 등산길에 아찔하게 넘어지는 분들을 참 많이 봤습니다. 위험 경고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만만해 보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는 구간이기에 음주 산행은 특히나 금물입니다.
북한산성입구 - 백운대 회귀 코스, 총 소요 시간은 4시간 10분
북한산성입구에 도착하면 백운대로 올라가는 코스와 둘레길, 두 갈림길로 나누어지니 이정표를 잘 확인하고 등산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탐방센터부터 백운대까지의 거리는 4.2km 정도입니다. 거의 1km 지점마다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 헤맬 일은 크게 없긴 합니다. 초반 구간은 '무장애 탐방로'로 매우 완만합니다. 계곡길을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에는 계단도 잘 설치되어 있어 초반 2km까지는 어려움 없이 올라갔습니다. 말이 2km이지 정말 금방 올라갑니다. 아이들과 오르는데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던 것 같습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싶은 지점이 '백운봉 암문'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는 때부터입니다. 돌계단으로 쭉 이어지는 구간인데 평지 없이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져 숨 고르기를 잘 하며 올라가야 합니다. 저희 아이는 백운대를 0.6km 정도 앞둔 지점에서 '오늘은 다리가 좀 후들거린다'라고 쉬다 가고, 쉬다 가고 했습니다. 어른들도 힘든 구간인데 아이가 오죽했을까요.^^;
길이 나쁘진 않지만, 사람 왕래가 워낙 많은 코스라 그런지 바위들이 반질반질 합니다. 등산화를 신고도 미끄러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등반길에 넘어지는 분들 정말 많았습니다. 낙엽이 있어 더 했던 것 같은데, 바위가 많고 백운대 오르는 구간은 가파른 암릉 구간이니 절대 방심은 금물입니다. 스틱도 가급적 사용하지 마시고, 등산 장갑을 꼭 착용하고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등산 장갑 없이 오르시기엔 손 다칠 위험이 큰 구간입니다.
백운봉암문을 지나면, 백운대까지 0.3km 남는데, 이 구간에서 애먹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경사가 가파른 암릉 구간이고, 암릉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양옆으로 가파른 절벽이 이어지기 때문에 혹여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무리해서 올라가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암벽을 올라갈 때에는 잘 못 느끼지만, 하산길이 정말 고역입니다. 베테랑 산악인처럼 보이는 아저씨들도 백운대 하산길에 넘어지는 분들 정말 많았습니다. 겁 드리려고 하는 이야기 아니라 정말 무리하지 말고 안전 산행 하셔야 합니다.
저희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백운대 정상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남편과 아이들은 밑에서 기다리고, 저만 백운대 정상, 태극기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냥 내려가기에 너무 아쉽더라고요.) 4km 되는 거리를 끈기 있게 올라와준 것만도 아이들에게는 대단한 도전이어서 엉덩이 토닥여주며 하산했습니다.
하산은 왔던 길 그대로 되짚어 왔습니다. 밤골 쪽으로 내려오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희는 북한산성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올라간 터라 길 따라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번에는 밤골이나 원효봉 등산도 도전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올라갈 수 있어야 하는 게 저희 산행 코스 선정의 기준이라 코스가 어떤지 사전에 조사를 잘 해봐야겠지요.
초보 등산객들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하지만 힘들 각오는 하고 다녀오셔야 할 북한산 백운대 코스. 4시간가량 걸리는 코스이긴 하지만 북한산 백운대는 그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곳 같습니다. 꼭 한 번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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