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산린이도 걷기 좋은 8코스 구름정원길
아침, 저녁으로 여전히 서늘하긴 하지만, 거리마다 개나리, 목련, 벚꽃 등 봄꽃들이 활짝 피었네요. 등산, 트래킹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입니다. 겨우내 등산을 못 다녔던 저희 가족은 지난주 몸풀기 차원으로 북한산 둘레길 구름정원길 구간에 다녀왔습니다.
애초 계획은 북한산 둘레길 8구간인 구름정원길을 기점으로 9구간 마실길을 거쳐 진관사와 은평한옥마을에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집 근처 앵봉산-봉산(서오릉)으로 이어지는 서울 둘레길 구간을 발견해서 총 6시간가량 트래킹했습니다. 저희가 다녀온 코스는 너무 길어서 오늘은 북한산 둘레길 8구간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8코스 : 불광역 ~ 북한산 생태공원 ~ 하늘전망대 ~ 불광중학교 ~ 구파발역
구름정원길은 북한산의 남서쪽에서 시작해서 서쪽 자락으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시작점은 불광역 부근에 있습니다. 지하철역 2번 출구에서 구기터널 방면으로 올라가다 보면 북한산 생태공원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둘레길 표시를 따라 5~10분 정도 언덕길을 오르면, 구름정원길 시작점이 나옵니다.
구름정원길은 완급 조절이 아주 잘 되어 있는 코스입니다. 숨이 차오르고, 약간 힘들다 싶을 때에 평지나 내리막길이 나와주고, 호흡을 충분히 고르고 나면 그제야 또 오르막길이 나와줍니다. 코스 전반적으로 무리 없이 걷기 좋아 저는 예전에 임신 중일 때에도 운동 삼아 슬슬 다녀왔던 구간이기도 합니다.
초반부에 얼마 가지 않으면 하늘 전망대가 나옵니다. 지난 해 가을에 갔을 때에는 폐쇄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개방되어 있더라고요. 이곳에 서면 은평구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데, 시야가 탁 트여서 파노라마 촬영 존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입간판에 파노라마 촬영법이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기도 하니 촬영해 보세요. 저희는 주말에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하늘 전망대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불광중학교에 이르기까지의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중간에 북한산 족두리봉, 향로봉으로 갈 수 있는 등산로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요. 둘레길 자체가 난이도가 굉장히 쉬워서 운동량이 좀 아쉽다 싶으신 분들은 계획을 바꿔 족두리봉에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도 등산로 갈림길에서 계획이 한 번 바뀔 뻔했답니다.
북한산 둘레길 구름정원길 구간은 12개의 코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코스라고 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좋을뿐더러 5km 남짓 되는 구간 내에서 다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강암 바윗길, 소나무 숲길, 작은 규모의 사찰까지 북한산 등산 시 마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들이 결집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4월 3일에 갔을 때에는 개나리가 만개해 있었는데, 봄기운이 더욱 완연해지고 여름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들꽃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이만한 자연학습 체험장이 따로 없답니다. 유치원에서 배우는 애기똥풀 등도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신기해하더라고요.
불광사 입구까지 오면 중간에 주택가를 지나는 도로가 나옵니다. 처음엔 설마 이렇게 8코스가 끝나는 건지 어리둥절했는데, 둘레길 표시를 따라가면 다시 산길이 시작됩니다. 도로와 연결되는 지점이 한 번 더 나올 때까지 길이 조금 좋지 않긴 한데, 이 구간만 넘기고 나면 앞서 말씀드렸던 소나무 길이 나옵니다. 저는 8구간 구름정원길에서 이 소나무길이 가장 좋더라고요. 꼭 여행 온 느낌이 듭니다.
소나무길을 지나고 나면 진관동으로 이어지는 길이 시작되기 전에 작은 계곡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드시면 딱이에요. 저희 가족은 북한산 둘레길 8코스에 올 때면 꼭 김밥을 싸가지고 가서 이곳에서 식사를 한답니다. 터가 넓지 않아서 2~3팀이 자리를 잡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계곡에 발 담그고 점심 먹으면 1시간 30분가량 트래킹 하며 쌓인 피로가 싹 가시더라고요.
진관동 방면의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 이동하면, 진관사와 은평한옥마을이 나옵니다. 저희는 여기에서 진관동으로 이동하지 않고, 구파발역으로 이동해 서울둘레길로 코스를 틀었습니다. 사실 지난해에 이미 몇 차례 8구간 트래킹 코스를 완주했거든요. 진관사까지 약 3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구파발역에서 북한산 둘레길 트래킹을 종료하셔도 좋지만, 구름정원길을 처음 가신다면 8구간 끝까지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진관사입구로 가는 길에 기자촌 전망대가 있는데, 북한산 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만화 토토로를 연상하게 하는 예쁜 숲길도 있고요. 구파발역에서 앵봉산, 서오릉, 봉산으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 코스는 다음 포스팅에서 리뷰해 보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둘레길 트래킹을 계획 하신다면 북한산 둘레길 8코스 구름정원길에 다녀와 보세요. 운동도 하고, 경치도 즐기고, 맛집도 들를 수 있는 일석삼조의 둘레길 코스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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